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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불교의 호흡법

라병금 2022. 10. 25. 10:03

(수진선원 2005.09.13)

나는 평소 불교의 좋은 면만을 멀리서 바라보고 살아 왔다. 따라서 나는 불교 내의 수행 법이나 내부 사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식이 없다. 이 글은 불교, 특히 우리 나라 불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평소 호흡수련에 깊은 관심을 갖고 이런 저런 자료를 섭렵하는 가운데 석가께서 깨달음을 이루는 방법으로서 호흡을 첫 손 꼽으시고 훌륭한 가르침이 있었음을 보고 함께 그 이야기를 나누려 할뿐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지기를 붓다는 6년간의 고행 끝에 고행을 포기하였다고 한다. 물론 고행이 힘들어서가 아니고, 고행자체가 깨달음을 얻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 이였다고 한다. 고행을 포기한 붓다는 결가부좌하고 앉아 90일 동안 안반수의(安般守意)를 행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알려지기로는 안반수의경의 내용은 호흡에 정신을 집중하는 방법을 통해서 정신의 안정을 가져오고 나아가 깨달음에 이르도록 하기 위한 수행법이다.

여기서 안반수의경이 어떻게 호흡과 연관되어 있는지를 보고 붓다의 행적을 한 번 더 따라가 보자.

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을 원어인 범어로는 아나파나사티(anapanasati)라고 하며 한문으로 “안반수의(安般守意)”라고 번역하였다고 한다. 부연해서 설명을 하자면, 안(安) 즉 아나(ana)는 “들숨”이고 반(般) 즉 아파나(apana)는 “날숨”이며 수의(守意) 즉 사티(saati)는 “의식의 집중”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안반수의경은 들숨과 날숨 즉 호흡을 통해 마음을 한 곳에 집중시켜 깨달음을 얻는 경문(經文) 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아나파나사티의 창안 동기를 안반수의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부처님께서는 월지국의 사기유국에 머물렀는데, 여기에서 결가부좌하고 앉아 90일 동안 안반수의를 하였다. 다시 90일을 홀로 앉아 생각을 가다듬어 온 세상의 모든 인간과 날아다니는 새와 꿈틀대는 동물들을 구제하고자 하였다.”

붓다는 처음 6년간의 고행을 하면서 단식, 숨을 참는 호흡 훈련등 몸을 괴롭히는 온갖 수행을 참고 견디었다고 한다. 당시 고행자들은 숨을 오래 참는 호흡법을 닦았다고 한다.

이는 요가식 호흡법인 지식법(止息法)을 통한 수련을 하였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요가식 지식법은 우주의 생명력인 프라나(prana)라고 하는 기운을 체내로 될 수 있는 데로 많이 흡수하여 저장해 두고자 하는 것이 주목적인 수련으로 불로장생 또는 특이한 능력을 얻고자하는 사람들이 행해 오던 수련법이다.

붓다는 이러한 특수한 능력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생노병사(生老病死)라는 인생의 고(苦)를 해결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고행을 버리고 호흡이라는 삶 속에서 인간적인 고뇌를 해결하는 길을 발견하였던 것이다.

붓다는 고행이 아닌 즐거운 수행을 창안하였고, 생리적 욕구를 거역하는 극기가 아니라 삶 속에서 그대로 삶과 죽음의 모순으로부터 벗어나는 새로운 방법을 보인 것이다.

호흡자체를 매우 자연스럽게 진행하면서 깨달음에 이르도록 하는 법이 바로 안반수의이다.

다시 말하면 자연식 호흡을 말한다. 우리 민족의 전통정신수련법의 호흡법에는 문식호흡과 무식호흡이 있다.

불교의 안반수의경에서 행하는 호흡은 바로 우리의 전통수련법의 문식호흡과 맥락을 같이하는 호흡의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허리를 곧게펴고 바른 자세로 앉아 자연스럽게 호흡을 하되, 가늘고 길게 호흡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붓다가 가르치신 호흡의 기본원리다.

들숨과 날숨을 헤아리는 수(數),

호흡에 의식이 따라 하나가 되는 상수(相隨),

마음이 호흡을 의식하지 않고 고요히 안정되는 지(止),

사물을 관찰하게 되는 정신 집중의 상태인 관(觀),

다시 고요한 자기의 주체로 돌아오는 환(還),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청정한 세계인 정(淨)의 세계는 바로 안반수의경의 세계다.

수를 헤아리는 수식 단계에서는 네 가지의 마음을 얻게 되고[四意止],

상수의 단계에서는 네 가지 마음의 힘으로써 악(惡)을 없에게 되며[四意斷],

지의 단계에서는 네 가지 신통력, 즉 초능력을 얻게되고[四神通],

관의 단계에서는 다섯 가지 정신력[五力]을 얻으며,

환의 단계에서는 일곱 가지 깨달음을 얻게되고[七覺意],

정의 단계에서는 여덟 가지 올바른 길[八正道]를 얻게 된다고 하는 호흡수련의 공덕을 안반수의경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과연 불교계에서는 붓다의 많은 가르침 중에서 이렇게 훌륭한 호흡법에 대한 수련을 얼마나 잘 따르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져 본다.

왜냐하면 흔히들 동안거, 하안거 라고 해서 화두를 붙들고 청정한 산사에서 열심히 수련하는 스님들의 건강이 속세에서 생각하는 만큼 좋지 않다는 말을 들을 때면 호흡의 기본에 대해 그렇게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 있지나 않은가 하는 염려스러운 생각이 간혹 들 때가 있기 때문이다.

(참고 문헌:정신세계사刊 붓다의 호흡과 명상, 마음닦기)

출처 : 비공개 카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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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수행자들이 지식이나 폐식을 하거나 상단전에 의식을 집중하는 수련을 하면 건강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님들이 많이 하는 간화선은 콧등이나 콧끝에 의식을 집중하기 때문에 상단전 수련처럼 기공병(상기증)이 잘 생깁니다.

즉, 어떤 종류의 수련을 하든지(간화선. 명상. 기도 등) 의식이 얼굴이나 머리쪽에 집중되면 부작용이 잘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