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용호비결의 저자는 몇명인가?

2024. 2. 28. 15:33수진실/용호비결 비판 3

후인의 첨삭인가 북창의 오류인가?

 용호비결의 수련자세에 의문을 제기하니까 '수레바퀴 자세는 후인이 첨삭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또, '오행연기법'은 용호비결에는 없는 수련법이라고 지적하면, 죽은 북창의 속마음을 읽어내는 타심통이 있는지 용호비결에서는 일부러 숨겨둔 것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거짓말도 합니다.

아래 제시된 것들은 사이비들이 북창과 자신들이 만든 엉터리 수련법을 정당화하기 위한 '첨삭'이나 '거짓말' 수준이 아니고, 북창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용호비결의 저작에 공동으로 관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1. 내단(대약)을 부정하는 내단수련법

"수단의 도는 지극히 간단하고 쉬운 것이지만, 이제 그에 관한 책이 소나 말에 가득 실어도"

"기식 가운데에서 단을 수련해야 함을 알지 못하고 밖으로 금석에서 단을 구하였기 때문에"

 

"다시 말해 단을 수련하는 길은 반드시 폐기하는 것으로 시작의 첫걸음으로 하여"

"단을 수련하여 지키는 요체도 역시 이와 같이 몸의 중궁을 지키는 데 있는 것이다"

용호비결은 서문과 폐기에서는 단(대약)을 이루는 수련법처럼 기술하여 '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용호비결을 '내단수련법'이라고 소개합니다.

"문득 듣자 하니 이른바 화火로써 약을 고며 단으로써 성도한다는 말은 신으로써 기를 제어하고 기로써 신을 형체에 머물게 하여 모름지기 서로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을 말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본문에서는 선가의 하단전에 생성되는 단(대약)을 부정합니다.

"청명한 기가 위로 올라와 이환궁에 응결한 것이 선가에서 말하는 현주요, 불가에서 말하는 사리가 되는 것이니"

그러고는 선가수련이 불가수련과 똑 같이 상단전에 현주(사리)가 생긴다고 합니다. (그말이 맞다면 불가수련도 '내단수련법'이 됩니다) 북창의 '성명쌍수의 선가와 성공부하는 불가수련의 결과가 똑 같다' 라는 주장은 양쪽 다 절대로 수용할 수 없는 것으로, 수천년 역사의 선가와 불가를 싸잡아 우롱한 짓입니다.  이것은 어린시절 명상으로 세상의 이치를 통달했다는 자만심으로 생긴 북창의 자아팽창이 어느 정도 심각했는지 알수 있는 대목입니다.

2. 하수처가 2개인 유일한 수련서

"기가 아래로 내려가 중궁에 있도록 힘써서 비장과 위장이 화창하고 혈맥이 잘 순환하게"

"단을 수련하여 지키는 요체도 역시 이와 같이 몸의 중궁을 지키는 데 있는 것이다"

 

하수처(의식을 집중하는 곳)는 선도수련의 핵심이며, 과거에는 천기누설의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 신중에게 선택한 문파의 제자에게만 알려주던 비밀입니다. 용호비결은 분명하게 기가 중궁에 있도록 힘쓰라고 합니다.

"항상 신과 기로 하여금 배꼽 아래 한 치 세 푼의 자리에 있는 단전에 서로 머물게 하라"

"반드시 신과 기가 배꼽 아래 단전 가운데 머물게 하면 몸의 위쪽에 있는 풍사가"

그러나 그 다음 문장에는 밑도 끝도 없이 기가 하단전에 머물게 하여야 한다고 기술합니다. 그래서 용호비결은 하수처가 2개인 수련서가 됩니다. (연정원이 배에 단전이 2개라고 주장하는 근거일 수 있습니다) 북창이 문파나 스승도 없이 독학으로 사이비 수련을 했고 '선도수련의 경력도 짧다' 라는 점을 감안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3. 어느 것이 진짜 폐기(축기)법인가 ?

총론 "이제 폐기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1) 들이쉬는 숨은 면면히 끊어지지 않게 하고 내쉬는 숨은 조금씩 미미하게 하여

이 부분은 폐기(축기)의 핵심인 호흡법으로 크게 문제 될 것 없습니다.

2) 숨을 꾹 참고 기를 내보내지 않을 필요는 없다. 참을 수 없을 정도에 이르러

이 부분은 운기법인데 북창은 개념이 없어 축기법으로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호흡의 길이가 수련경지의 척도로 생각하는 사이비들은 2)를 호흡법으로 알고 따라 하고 있습니다.

각론 "폐기라는 것은 눈을 깃발로 삼아

3) 기를 오르게 하려면 위를 보고 기를 내려가게 하려면 아래를 본다. 오른쪽 눈을 감고 왼쪽 눈을 뜬 채 위를 보면 좌측의 기가 돌아서 올라오고,

이것은 각론에 나오는 폐기법으로 황당하게도 총론의 폐기법과는 전혀 다릅니다. 정법수련의 관점에서 보면 총론의 윗부분1)은 축기법이고 총론의 아랫부분2)과 각론3)은 의념주천하는 운기법입니다. (이처럼 의념주천을 폐기법이라고 하니 연정원의 권태훈도 북창을 배신하고 오행연기법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4. 주천화후를 부정하는 주천화후

"주천화후라는 것은 열기가 온몸을 도는 것을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

"뱃속이 크게 열려 아무것도 없이 텅 빈 것처럼 되면 삽시간에 열기가 온몸에 두루 퍼지게 되는데 이것이 이른바 주천화후라 하는 것이다"

주천화후는 일반적인 선도서에서는 주천을 하기 위한 호흡법을 뜻하지만 용호비결에서는 소주천의 증상을 말합니다. 윗글은 북창 자신의 경험을 말한 것으로 보이며, 소주천이란 것이 별거 아니라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방광이 불같이 뜨거워지고 좌우의 두 신장이 끓는 물에 삶는 것같이 뜨거워서"

"허리로부터 아래쪽이 평상시와는 달리 시원하게 느껴진다"

 

"백 가지 맥이 자연스럽게 유통되고 삼궁의 기운이 자연스럽게 오르내리게 될 것이니"

"상하단전이 물을 대듯 어울려 끝이 없는 고리 모양으로 둥근 형상을 이룰 것이니" 

그러나 다음 문장에는 기경팔맥을 개통하는 정법 소주천을 경험한 사람들도 다 알 수 없는 특별한 증험을 여러가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기감이 예민한 편이라 용호비결에 나오지 않는 증험을 여러가지 더 알지만, 윗글에 나오는 것 중에서 하나는 직접 경험하지 못하고 카페회원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용호비결에는 수련경험과 생각이 전혀 다른 저자가 2명 이상이라고 볼 수 있는 모순 된 주장들이 여러군데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선도 용어의 개념도 없는 왕 초보자인 북창이 참고한 책들을 짜깁기하는 과정에서 정법과 사법을 구분할 줄 몰라서 일관성까지 상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북창이 용호비결을 쓴 직후 요절한 점을 감안하여, 당시 북창의 정신상태가 정상인지를 심각하게 의심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따라서 용호비결은 주된 수련법인 지식호흡, 의념주천, 음기수련을 제외하고도, 최고의 '한국식 수련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조잡하기 그지없으며, 사이비들이 만든 엉터리 수련법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용되면서 유명해진 것입니다.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