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양신과 음신(장자양과 신유관의 도력 대결)

2022. 10. 23. 09:04수진실/수련담론

양신과 음신(장자양과 신유관의 도력 대결)

인체 내부의 `기'를 고도로 단련하고 또 증폭해서 양신이라고 불리는 또하나의 자기 즉 분신을 만드는데 우화등선의 비밀이 숨어있다. 물론 `기'를 응축해서 만들어진 몸이라 하더라도 공기와 같이 무색무질의 허무한 존재가 아니고 평상시의 육체와 똑같은 힘과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 양신에 대해서 근세 중국의 선인이었던 조피진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있다.

"양신이란 것은 물질적인 형체를 지닌 자아이다. 흩어지면 `기'가 되지만 모이면 형체(육신)를 이룬다.양신은 오안육통으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보거나 먹거나 마시거나 얘기하거나 만지거나 하는일 등이 보통의 육체와 전혀 다름이 없다. 양신은 육체와 동시에 다른 공간에 존재할 수가 있기 때문에 분신이라고도 한다"

이 양신에 반대되는 것으로서 음신이란 존재도 있다.

음신은 일종의 영기(영적인 기운)로서 명상 따위에 깊이 몰입하다 보면 저절로 생겨나게 된다. 음신은 영적인 존재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음신을 볼 수가 없다. 물론 대화를 나누거나 음식을 먹고 마시는 일도 음신은 행할 수가 없다.

양신이 물질적인 동시에 초물리적인 성질을 갖는데 비해 음신은 다분히 영적일 뿐 물리적이지가 못하다. 때문에 음신을 살아 있는 유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시말해서 양신은 물질계와 영적인 세계의 양쪽 차원에 존속이 가능하지만 음신은 물질세계에서 전혀 물리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양신과 음신에 관해서는 재미있는 얘기가 전해오고 있다. `전등록'에 기록된 내용이다. 송나라 제6대 신종황제 때의 일이다. 당시 장자양이란 유명한 선인이 살고 있었다. 장자양은 금액환단법이란 선도 비법을 수련해서 양신을 자유자재로 이탈시키는 출신법에 능해 있었다.

어느날 그에게 제자가 다가와 넌지시 아뢰었다.

"촉나라 땅에 신유관이란 도법에 능한 선승이 한분 살고 있다 하더이다"

"신유관이라니?"

"눈을 감고 앉아 정신을 집중하면 순식간에 천리밖의 일을 보고 온다 합니다"

"관투(투시)한다 말이냐?"

"그게 아니라 정신만 빠져나와 그곳을 다녀온다는 소문이던 뎁쇼?"

"그래?"

장자양은 피식 웃으며 행장을 꾸렸다.

"내 그 분을 직접 만나보고 오마"

그는 순식간에 이형환위하여 촉나를 갔다. 과연 선승의 명성은 촉 땅에 자자했다. 장자양은 선승을 만나 그와 마주 앉았다.

"빈도가 스님의 명성을 사모하여 이처럼 천리길을 한 달음에 찾아와 보니 과연 소문이 거짓이 아닙니다"

"빈승의 잡술을 가지고 어찌 선장의 신력을 감당할 수 있사오리까. 다만 천리길을 마다않고 찾아오신 귀한 손님이시니 소술말기나마 펼쳐보여 선장의 눈을 즐겁게 해드리겠습니다"

선승은 비록 겸손한듯 말했지만 내심 상당히 자신의 도력을 자부하고 있는 듯 거만한 웃음을 입가에 흘리고 있었다.

"모쪼록 견식을 넓혀 주시길..."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은 도력 겨룸에 들어갔다.

겨룸의 과제는 수천리 떨어진 양자강 하류의 양주에 각각 양신과 음신을 보내 꽃 한가지씩을 꺾어오는 일이었다. 두사람은 즉시 가부좌를 틀고 정신을 집중하여 양신과 음신을 양주에 띄웠다. 잠시후 두 사람은 동시에 눈을 떴다.

"어떻소이까?"

장자양은 빙긋 웃으며 손에 든 꽃 한송이를 들어보였다. 그 순간 선승은 대경실색하고 말았다. 분명 양주 땅에 가서 꽃 한송이를 꺾어왔건만 자신의 손에는 꽃은 커녕 잎사귀 하나 들려있지 않은게 아닌가.

"으음... 졌소이다"

선승은 비지땀을 흘리며 패배를 자인했다.

선도의 취지는 성명쌍수(정신과 육체적 능력을 동시에 수행함)에 있지만 참선의 그것은 오로지 정신적 깨달음에만 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생겨났던 것이다.

`성'이란 깨달음이며 `명'이란 목숨 즉 육신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선도의 수행은 영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이 동시에 이뤄지는데 비해 참선은 `명'은 무시하고 오로지 `성'만을 편향적으로 수행하므로 형 즉 물질적 형체와 물리적 힘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출처: 진리의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