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정법안장" 눈 속에 감춰진 비밀의 법

2022. 10. 23. 09:06수진실/수련담론

"정법안장" 눈 속에 감춰진 비밀의 법

정법안장(正法眼藏)

(백과사전) 진리를 볼 수 있는 지혜의 눈으로 깨달은 비밀의 법.

(어학사전)석가모니가 세상의 이치를 깊이 깨달은 후, 혼자서 명상을 하며 깨달음의 기쁨을 맛보던 묘법

우리나라의 사전에는 정법안장이 부처가 깨달은 "비밀의 법" 또는 "묘법"이라고 하는데, 불가에서는 그 법이 정확하게 전해지지 않아서 잘 모르는 모양입니다.

정법안장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올바른 법이 눈 속에 감추어져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불가의 위빠사나와 사마타 수련은 물론이고, 간화선을 할 때도 화두에 집중하여 선정에 들어가기 때문에 수련을 할 때 눈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가 수련에서는 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선도 수련자인 필자는 정법안장의 비밀의 법(묘법)을 선도수련의 원리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연단(연정화기)의 원리

"초등학교 때 태양 빛을 돋보기로 모아 종이에 비추어 불을 지펴는 실험을 해 본 사람은 많을 것입니다.

이 때 태양이 구름 때문에 어둡다거나, 돋보기를 자꾸 흔들거리거나, 종이에 촛점을 잘 맞추지 못하면 불이 붙지 않습니다.

 

여기서 태양은 수련자의 신이며, 돋보기는 눈이며, 종이는 단전에 비유됩니다.

수련을 할 때의 눈은 단전에 촛점을 잘 맞추고, 고정시켜 움직이지 않아야 단전에 불이 잘 붙습니다."

연단의 원리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상근기의 수련자가 좋은 스승에게 하단전의 위치까지 정확하게 배우고 수련을 시작한다면, 수련의 성패는 수련자의 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선가의 격언에는 "눈이 가는 곳에 마음이 가고, 마음이 가는 곳에 기가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처럼 선도수련은 눈의 촛점이 어디로 가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심지어 수련자의 눈이 하단전을 떠나면 정법 선도수련은 되지 않고 명상이나 무기정 수련 등 전혀 다른 종류의 수련이 됩니다.

 

즉, 수련자가 선도수련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해도 눈이 하단전을 떠나면 선도수련이 아닙니다. 그러니 정법안장이라는 용어는 선도수련의 성격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달마 대사에 의해 중국으로 전수된 불법의 비밀이 6조 해능 대사에 이르러 그 맥이 끊어진 채 1,400여 년 동안 그 법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법 선도계에서 유명한 중국 전진교 용문파 조사인 오충허와 유화양은 불가에서 선수련(조사선, 간화선)을 하기 이전에는 선도수련과 같은 성명쌍수의 수련을 했었다는 주장을 합니다.

그들의 주장이 맞다면 불가에서도 선가와 똑 같이 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로 정법안장이라고 표현한 것인데, 후대(6조 해능)에는 그 수련법이 정확하게 전해지지 않고 정법안장의 의미까지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부처의 사리와 간화선한 스님들의 사리가 질적으로 다른 이유도 그 속에 감추어져 있지 않을까요?

참고

제 1장 천심(하늘의 중심)

저절로 그러함을 진리 내지는 이치라고 한다. [自然曰道] 진리 [道]는 이름도 없고, 모습도 없이 하나의 본성 [性]일 뿐이요, 사람의 생명 활동을 주재主宰하는 하나의 으뜸된 신 [元神]일 뿐이다.

본성과 명命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고, 하늘의 빛 [天光]에 의지하여 있는데 하늘의 빛도 눈에 보이지 아니하고 사람의 두 눈에 의지하여 있다.

 

(출처: 태을금화종지)